더스쿠프 소셜경제 같이탐구생활
부천사경제센터×가톨릭대 공동기획
ESG 학습 1.5개월의 기록 2편
위드플러스시스템 집단혁신기
사회적 성과 많은데 인정 못 받아
학생 · 컨설턴트와 함께 찾은 답

# 소셜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경제기업은 당연히 ESG 경영도 잘할까. 많은 이들이 ‘당연히 그렇지 않겠는가’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아니다. ESG 경영은 대기업도 단기 성과를 내지 못하는 분야다.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사회적 가치를 좇아야 하는 사회적경제기업에 ESG는 오르지 못할 나무일 수도 있다. 

# 이런 점에서 부천시사회적경제센터와 가톨릭대가 공동으로 기획한‘부천시 사회적경제기업 ESG 경영 역량강화 사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편 위드플러스시스템의 혁신 과정을 따라가봤다.

여기 취약계층 고용 비중이 92%에 달하는 회사가 있다. 간호ㆍ간병, 건물시설관리에 인력을 파견하는 업체인 ‘위드플러스시스템’이다. 고용 대상은 주로 여성ㆍ노인ㆍ장애인 등 취약계층이다. 한두해 반짝 그러는 것도 아니다. 2016년에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으니, 10년 넘게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 

그렇다고 매출이 적은 것도 아니다. 2년 전인 2024년 연간 매출 202억원을 달성했다. 소셜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경제기업 대부분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회사의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최근엔 또다른 진화도 꾀하고 있다. ESG 경영이다. 위드플러스시스템은 사회적경제기업을 대상으로 한 ESG 경영 지표인 ‘사회적가치지표(이하 SVIㆍSocial Value Index)’를 꾸준히 평가받고 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젖히기 위한 일종의 사회적 투자다. 2030년부터 모든 상장사가 ESG 공시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위드플러스시스템의 행보는 적절하다.

[※참고: SVI는 사회적경제기업이 창출하는 사회·경제적 성과와 영향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지표다.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인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평가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사회적경제기업은 경영상 취약한 부분을 진단하고 보완할 수 있다. 아울러 평가 결과에 따라 정부ㆍ지자체ㆍ민간기업 등의 지원사업에서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문제는 ‘ESG 경영’ 분야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2~2024년 평가에선 3년 연속 ‘우수’ 등급(2025년 기준ㆍ탁월-우수-양호-미흡-취약 등 5개 등급)을 받았지만, 지난해엔 ‘양호’로 한단계 떨어지고 말았다. 누군가는 ‘더 열심히 해서 등급을 끌어올리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SVI 평가 보고서를 분석하는 것만 해도 ‘일’이다. 규모가 크지 않은 ‘사회적경제기업’ 입장에서 한정된 인력과 예산은 넘기 힘든 벽이다. 최근 위드플러스시스템이 부천시사회적경제센터와 가톨릭대학교가 공동으로 기획한 ‘부천시 사회적경제기업 ESG 경영 역량강화 사업(이하 ESG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SVI 지표를 개선하고 ESG 경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가톨릭대 오창우(국사학과), 최동혁(사회학과), 정지호(심리학과), 정지은(경영학과) 학생과 박설인 사회적경제 분야 전문컨설턴트, 서윤우 위드플러스시스템 차장이 머리를 맞댔다. 2026년 1~2월 1.5개월간 진행한 이 ESG 프로젝트는 어떤 결과로 이어졌을까. 그 경로를 쫓아가 보자. 

■ 경로① 진단 = 먼저 이들은 위드플러스시스템의 지난해 SVI 평가 보고서를 정밀 진단ㆍ분석했다. 그 결과, 위드플러스시스템은 고용·매출 등을 평가하는 ‘경제적 성과’ 항목의 점수는 높았지만, ‘사회적 성과’ 항목에선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사회적경제기업 협력’ ‘지역사회 협력’ ‘참여적 의사결정’ 분야의 평가가 기대치를 밑돌았다. 

당장 의문이 제기됐다. 사회적 성과는 사회적경제기업이나 지역사회와의 협력, 참여적 의사결정 구조 등을 살펴보는 항목인데, 위드플러스의 표면적 성적표는 상당히 우수했다. 부천시로부터 지역경제활성화 표창을 2023ㆍ2024년 이태 연속 받았을 뿐만 아니라 12개 지역 기업과 협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장의 성과와 평가의 간극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박설인 컨설턴트는 “위드플러스시스템의 경우 다른 사회적경제기업의 제품·서비스를 주로 구매하고, 이윤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환원하고 있었다”면서 “다만 매년 조금씩 달라지는 SVI 평가 기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게 등급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가령, 지난해 SVI 평가 시 ‘가점 기준’이 상향조정됐는데(MOU 체결→실제 성과 증빙), 정작 위드플러스시스템이 이를 인지하지 못해 ‘가점’을 받지 못했다. 서윤우 차장은 “매년 SVI 평가를 받기 전 증빙 서류 등을 파악하고 준비했지만 여력이 많지 않았다”면서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놓치고 있던 부분을 보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경로② 학생들의 집단지성 = 원인을 파악한 이들은 달라진 평가 기준에 맞춰 지표를 개선할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했다. 특히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던 ‘사회적경제기업 협력’ ‘지역사회 협력’ 항목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이 과정에선 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한몫 톡톡히 했다. 

학생들은 “필수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품목 중 사회적경제기업의 제품을 확대하자” “다른 사회적경제기업과의 계약을 단기가 아닌 장기로 체결해 사회적 가치 추구하는 위드플러스시스템의 방향성을 더욱 드러내자”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놨는데, 이중 몇몇은 실제 경영 전략으로 채택됐다. 위드플러스시스템이 건물시설관리에 필요한 세재 등을 구매할 때 사회적경제기업이 만든 친환경 제품을 도입할 방안을 수립한 건 대표적 사례다. 

또 다른 한계였던 ‘참여적 의사결정’ 항목은 장기적 관점에서 풀어보기로 했다. 참여적 의사결정은 기업의 의사결정에 임직원의 의견이 잘 반영되는지를 평가하는 요소다. 그만큼 이사회에 얼마나 많은 인원이 참여했는지, 이사회 회의 결과를 임직원에게 얼마만큼 공유했는지가 중요하다. 

문제는 고령 근로자가 많은 위드플러스시스템의 특성상 이사회 회의의 결과를 직원들에게 공유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 요즘은 흔하게 사용하는 ‘온라인 플랫폼’도 여기선 유용하지 않았다. 

오창우 학생은 “수백명에 달하는 직원들에게 일일이 회람을 돌리는 것도 효율적인 대안은 아니었다”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근로자분들을 대상으로 디지털화 교육을 진행하고, 추후 온라인으로 회의록을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로③ 피드백 = 이렇게 학생ㆍ전문가ㆍ실무자가 함께한 ‘3인 4각’ 프로젝트 결과, 위드플러스시스템의 SVI 평가 점수는 기존 양호에 해당하는 65.3점에서 22점 높아질 87.3점(우수)으로 예상됐다.

숫자보다 값진 결과도 있다. 서윤우 차장은 “사회적으로 좋을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잘 정리하고 평가받는 것도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계기로 증빙 체계를 시스템화해 SVI 평가를 기업의 경영 점검 도구로 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창우 학생은 “이번 기회를 통해 사회적경제라는 분야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아직은 사회적경제기업들이 ESG 경영을 도입하기엔 장벽이 높지만 과도기가 지나면 ESG 경영 역량을 이들 기업의 경쟁력으로 삼을 수 있는 때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드플러스시스템은 과연 ESG 경영에서도 ‘눈부신 성장’을 꾀할 수 있을까. 혁신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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