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기 단비기업](주)아이와,엄마 웃게 하는 행복한 키트

[2021년 5기 단비기업](주)아이와,엄마 웃게 하는 행복한 키트

인터뷰 | 강하나 ㈜아이와 대표
양육 스트레스 줄여주는 구독서비스
기질에 맞는 양육 방법 찾는 게 중요
아동학대 부르는 악순환 고리 끊어야

양육 스트레스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양육자의 짜증과 우울증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극단적인 경우엔 아동학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강하나(39) 대표가 ㈜아이와를 설립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양육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게 양육자와 아이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는 첫걸음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양육 스트레스를 줄일 방법이 없을까’란 작은 고민에서 출발한 아이와가 이제 막 첫걸음을 뗐다.

강하나 ㈜아이와 대표는 양육 스트레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놀이키트 구독서비스를 론칭했다.[사진=천막사진관]

코로나19 이후 우울감을 호소하는 주부가 부쩍 늘었다. 원인은 양육 스트레스다. 서울대 국제이주와 포용사회센터ㆍ한국갤럽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양육시간은 코로나 이전 8시간에서 이후 11시간으로 늘었다. 학교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평소보다 우울하다(56.4%)’ ‘짜증과 화가 많아졌다(65.6%)’고 털어놓은 주부도 절반을 웃돌았다.

강하나 대표도 ‘코로나 블루’를 실감하는 주부 중 한사람이었다. 2년 전 느닷없이 들이닥친 감염병에 강 대표의 평온했던 일상이 깨졌다. 삽시간에 퍼진 바이러스가 하늘길을 막았고, 여행사를 다니던 남편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었다. 막막한 생계도 문제였지만 더 견디기 힘든 건 양육 스트레스였다.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두 초등학생 아들과 24시간을 붙어있다 보니, 숨 돌릴 틈도 없었다.

그렇게 1년여의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강 대표의 머릿속엔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문득 ‘이러다가 미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제적으로도 힘들었지만 무엇보다 양육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그런데 이게 저만 겪고 있는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아이를 둔 이웃집 엄마들도 똑같았어요.”

그날 이후로 강 대표의 머릿속엔 한가지 생각뿐이었다. “엄마들의 양육 스트레스를 줄여줄 순 없을까. 조금이라도 엄마들의 시간을 만들어 주면 좋을 텐데.”

이때부터 강 대표는 ‘사업’을 구상했다. 양육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을 찾아보기로 한 거다. 가장 먼저 생각한 건 ‘놀이키트’였다. “애들이 놀면 엄마가 쉴 수 있잖아요. 학교에서 종종 과학키트를 보내주는데 애들이 너무 재밌게 놀더라고요. 양육자는 쉬고, 아이는 창의력을 키울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이죠. 하지만 막상 구매하려고 하면 없거나, 알아보는 게 너무 힘든 거예요. 어떤 게 아이와 잘 맞을지도 모르겠고요. 그래서 이걸 대신해주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정기구독 형태로 한달에 1개씩 보내주는 거예요.”

하지만 그것만으론 ‘차별점’이 부족했다. 그렇게 고민이 깊어질 때 문득 5년 전 경험이 떠올랐다. 작은아들(당시 5살)이 말을 더듬는 게 걱정스러웠던 강 대표는 아이를 타일러도 보고 혼내기도 했다.

하지만 도무지 나아지질 않았다. 막막했던 강 대표가 답을 찾은 곳은 아동발달센터(이하 센터)였다. 작은아들과 함께 찾은 센터에서 TCI(기질과 성격ㆍTempe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 검사를 받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6개월간 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러자 아들의 말더듬이 증상이 씻은 듯 사라졌다. 그 이후 센터에서 조언을 받은 강 대표는 작은아들의 양육ㆍ훈육 방법을 바꿨고, 아이도 강 대표도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크게 줄었다.

강 대표는 놀이키트 구독 서비스에 TCI 검사를 접목해보기로 했다. TCI 검사를 통해 아이의 기질을 분석하면, 아이에게 가장 잘 맞는 놀이키트를 찾아줄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였다.

강 대표는 “기질에 맞는 놀이키트를 찾는 건 매우 중요하다”면서 말을 이었다. “가령, ‘자극추구형’ 기질을 가지고 있는 아이는 모험심이 많아 이것저것 해보는 걸 좋아해요. 반면, ‘위험회피형’ 아이는 겁이 많은 대신 집중력이 높죠. 두 아이에게 맞는 놀이키트는 다를 수밖에 없어요.” [※참고: 자격이 있는 사람만 TCI 검사를 구입ㆍ분석할 수 있다. 아이와엔 TCI 검사와 상담을 도와주는 전담 임상심리사가 있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아이템을 바탕으로 강 대표는 지난해 7월 ㈜아이와를 설립했고, 머릿속 아이디어를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그해 10월 1차 체험단을 모집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강 대표의 생각은 맞아떨어졌다. 체험단으로부터 “기질에 맞춰서 놀이키트를 보내주니까, 아이가 혼자서도 너무 잘 놀아서 신기하다” “더 이용해보고 싶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이 돌아왔다.

사실 놀이키트를 통해 양육자의 휴식시간을 보장해주는 건 아이와의 1차 목표다. 다음 단계는 ‘전문상담사 연계 서비스(비대면)’다. 양육 스트레스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려면 올바른 양육ㆍ훈육 방법을 아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양육 스트레스는 양육ㆍ훈육 방법을 잘 몰라서 오는 게 크다”면서 “아이마다 기질이 다르고, 성장 속도ㆍ과정이 상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아이에게 맞는 양육ㆍ훈육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양육 스트레스를 줄일 방법이 없을까’란 작은 생각에서 출발한 아이와는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엔 사회적 가치와 가능성을 인정받아 ‘부천시 단비기업’으로 선정됐다.

마지막으로 강 대표는 양육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게 왜 중요한지 역설했다. “아이가 기대대로 따라주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고, 나중엔 아동학대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요. 양육자의 스트레스와 화가 아이에게 전해져 성격 발달에 문제가 되기도 하고요. 아동학대의 잠재적 위험이 모든 가정에 있는 셈인 거죠.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게 아이와의 궁극적 목표예요. 그러면 TV에서도 슬픈 뉴스가 사라지지 않을까요.”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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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더스쿠프(http://www.thescoop.co.kr)